대전오월드 동물 정형행동…환경단체 "동물복지 시설 개선해야"

연합뉴스 2025-03-18 17:00:11

대전충남녹색연합, 야생동물 사육·전시환경 모니터링 결과 발표

좁은 수조에 있는 훔볼트펭귄 12개체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환경단체가 대전오월드 내 야생동물들의 사육 및 전시환경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18일 발표하며 3천100억원이 투입되는 대전오월드 재창조사업이 동물 복지를 위한 시설 개선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지난 15일 진행한 모니터링에 따르면 방사장이 생태환경에 적합하지 않고, 훔볼트펭귄·아무르표범·반달가슴곰·수달 등 야생동물들이 정형행동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정형행동은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목적 없는 행동으로 같은 공간을 뱅뱅 돌거나 머리를 흔드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단체에 따르면 아무르표범은 1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같은 곳을 원을 그리며 맴돌았고, 수달은 몸을 물어뜯는 행동을 하거나 곰은 반복해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시멘트 바닥에서 땅을 파는 행동을 보이는 프레리도그

수달은 피부질환을 피할 수 있는 잔디나 흙이 마련된 공간 등이 필요하지만 찾아볼 수 없었고, 땅에 굴을 파고 생활하는 프레리도그의 방사장 바닥은 이런 본성을 고려하지 않은 시멘트 바닥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주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훔볼트펭귄 12개체는 전면이 유리로 돼 있는 좁은 수조 속에서 관람객 눈을 피할 수 없이 노출돼 있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월드 시설 개선 사업으로 최신식 놀이시설을 구비하고 워터파크를 만든다는데,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동물원 전시환경의 세계적 흐름에 맞춰 재창조사업이 동물 복지를 위한 시설 개선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도시공사는 2029년까지 총 3천100억원을 들여 대전오월드 시설 현대화와 최신식 놀이기구·워터파크를 확충하는 재창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