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개편·감사 및 규정 보완…"R&D 삭감 등 현안에 목소리 낼 것"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지난해 갑질 및 도덕성 논란으로 원장 및 총괄부원장이 사임했던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신임 원장 체제에서 투명한 기관 운영 체계를 마련해 신뢰도를 회복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정진호 과기한림원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과학계 석학이 모인 한림원이 대내외 신인도가 떨어졌을 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회복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서울대 약대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차기 원장으로 선출돼 이달 4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한림원이 너무 폐쇄적이란 말이 많았는데 상당히 맞는 이야기"라며 이사회에 외부 인사를 포함하는 등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감사 기능 강화 및 각종 규정 보완 등 개선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가 한림원에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 의제 설정'과 정책연구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정부, 국회, 언론 등 외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 합리적·개방적 기관운영 체계를 마련하고 과학기술 정책자문과 국제협력 등 한림원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이슈와 같은 상황에서 한림원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올바른 시스템을 갖추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한림원이 정부와 과학계를 도와주려 하지 반대 목소리를 내겠나"라며 "정부와 마찰이 생겨도 지속적 목소리로 한림원이 이야기하는 게 과학계 발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기 현안 및 중점 이슈는 기존처럼 상향식으로 주제를 발굴하다가도 국가 R&D 투자 방향과 같은 변화에는 하향식으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그는 회원 선발에 있어 학문적 수월성과 지역, 분야, 여성 등 다양성이 조화될 수 있도록 결합해서 끌고 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림원 설립 31년만에 첫 여성 총괄부원장으로 임명된 김성진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현장 연구자들과 국회·정부 등 입법·행정 전문가들 간의 소통과 협업을 활성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림원이 그동안 쌓아온 국제적 네트워크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 과학기술의 대외적 위상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