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모델도 첨단 소프트웨어 장착"
2030년 전세계 점유율 33% 전망도
포드 CEO "중국 업체들, 신흥 시장 지배" 위기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과 유럽 등이 중국차 등을 겨냥해 관세 장벽을 쌓고 있지만 신흥 시장에서는 중국차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비야디(BYD)·창청자동차·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는 등 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신흥국에서는 중국산 차량이 질주하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중국산 자동차 판매가 2019년 대비 5배로 증가, 1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튀르키예에서는 2022년만 해도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미미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기준 8%로 올라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자료를 보면 2020년 76만대였던 중국의 승용차 수출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2%가량 늘어난 500만대에 이르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러시아가 95만여대로 가장 많고, 멕시코(38만여대), 아랍에미리트(UAE·26만여대) 등의 순이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각국의 전기차 우대 정책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5년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관세 면제 조치 등을 이용해 브라질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미국·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난해 전체 중국 자동차 수출의 80% 가까이는 내연기관 차량이다. 전기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에서 여전히 중국산 내연기관차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세계 시장(중국 제외) 점유율이 현재 3%에서 2030년 1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시장도 포함할 경우 점유율은 2030년 33%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애비 춘 투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이 높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많은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일본 브랜드와 같은 전략"이라면서도 "보급형 모델까지도 첨단 소프트웨어와 많은 기능 등 이점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미국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중국 업체들이 인도·남미 등 신흥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