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식물 등 최적의 서식 환경 속 5년 만에 77마리 늘어
야생생물보전원 "월악산 산양복원 성공…산양생태축 구축할것"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월악산이 산양들의 낙원으로 자리 잡았다.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이 월악산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하며 개체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18일 월악산국립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4∼11월 산양 서식지로 추정되는 곳에 106대의 무인센서 카메라를 설치, 4천700여장의 산양 사진을 촬영했다.
중복으로 촬영된 것을 제외하고 835장을 토대로 뿔 모양과 형태, 얼굴 색상, 패턴 등의 분류키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월악산에 최소 183마리가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가장 최근 조사 때인 2019년(106마리)보다 무려 77마리(72.6%)가 늘어난 것이다.
학계는 특정 서식지에서 자체 생존이 가능한 산양의 개체수를 100마리(최소 존속 개체군)로 봤는데 이를 훨씬 초과한 것이다.
손창익 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장은 "지난해에는 과거보다 훨씬 촘촘하게 카메라를 설치해 개체수가 많이 확인된 부분도 있지만, 서식 환경이 좋다 보니 번식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악산은 식물이 풍부하고 바위가 많아 최적의 서식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1980년대 초반까지 산양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민간 동물원에서 인공 증식한 산양 6마리가 3차례(1994년·1997∼98년)에 걸쳐 월악산에 방사됐다.
시간이 흘러 정부는 2006년 이 지역에 대한 자연 자원을 조사했고 월악산 영봉을 중심으로 10여마리가 살고 있음을 확인, 본격적으로 월악산 산양 복원작업에 착수했다.
월악산 산양 복원 작업을 맡은 야생생물보전원은 안정적인 개체군 확보를 위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4차례에 걸쳐 22마리를 방사했다.
근친교배에 의한 유전적 결함 해소를 위해 이 과정에서 설악산과 양구, 화천 등 타지역에 서식하는 개체군도 도입했다.
이후에는 무인센서 카메라 등으로 개체를 추적해왔다.
야생생물보전원은 월악산 내 산양 복원은 성공했다고 보고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산양 생태축을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손 센터장은 "백두대간 전역의 안정적인 산양 개체군 확보를 위해 설악산 서식 개체와 자체 증식 개체 4∼6마리를 올해 상반기에 소백산과 속리산에 방사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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