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관계 악화 속 방글라 과도정부 수반, 내주 첫 중국 방문

연합뉴스 2025-03-18 12:00:14

대학생 시위로 퇴진한 하시나 前총리 인도 도피 후 양국관계 나빠져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수반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지난해 8월 셰이크 하시나 당시 방글라데시 총리의 퇴진 후 들어선 과도정부의 수반 무함마드 유누스가 다음 주 중국을 처음 방문한다.

그의 방문은 하시나 퇴진 후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8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유누스 과도정부 최고 고문(총리격)은 오는 26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찾는다.

최고 고문의 언론담당인 샤피쿨 알람 차관은 최근 언론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방글라데시는 중국과의 양자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할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유누스 최고 고문은 방중 기간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명문 베이징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는다. 또 일부 중국 기업 관계자들도 만나 방글라데시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타진한다.

알람 차관은 양국 정상이 두 나라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논의할 것이라며 "방글라데시는 제조업 중심국의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있고 이를 위해 중국과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양국 정상회담에서 방글라데시가 수용 중인 로힝야족 난민 문제도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글라데시에는 미얀마에서 탄압을 피해 피신한 100만여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열악한 상태로 거주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사이에서 로힝야족 난민 송환 문제 의 중개자 역할을 했지만, 미얀마 측의 미온적 태도로 송환 문제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유누스 최고 고문의 중국 방문은 하시나가 지난해 대학생 유혈진압 후 인도로 도주한 뒤 양국관계가 나빠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가 인도가 견제하는 중국과 관계를 돈독히 해 새로운 외교적 지렛대를 가지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시나 퇴진 후 무슬림 다수국 방글라데시에선 친인도 성향의 하시나를 지지해온 소수 힌두교도가 습격당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에 힌두교도 다수국 인도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측에 힌두교도 등 소수자 보호를 위해 더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측은 힌두교도 피습과 관련해 인도 언론의 과장 보도를 문제 삼으며 맞서는 모양새를 연출, 양국관계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인도는 장기집권 기간 저지른 각종 범죄행위로 본국에서 고발된 하시나를 넘겨달라는 방글라데시 당국의 요구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유누스의 방중에 앞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외교 고문(장관격)인 토우히드 호사인은 지난 1월 첫 해외방문국으로 중국을 찾기도 했다.

야오원 방글라데시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중국은 방글라데시가 독립과 주권, 존엄을 유지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