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13위' 맨유, 새 시즌 입장권 가격 5% 올려…팬들 불만

연합뉴스 2025-03-18 12:00:13

맨유 구단 수뇌부에 항의하는 팬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고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다음 시즌 입장권 가격을 올려 팬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맨유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5-2026시즌의 입장권 가격을 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팬들에게 저렴한 입장권을 제공하는 것과 재정 건전성 사이 균형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운영비가 계속 상승하고, 재정 문제가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동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11년 연속 입장권 가격을 동결한 이후 지난 두 시즌 동안 5%씩 인상했고, 다음 시즌에도 5%를 올려 구단 운영비를 상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맨유 서포터스 그룹을 인용, "팬들은 가격 동결 요청을 구단이 무시한 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스 트러스트(MUST)는 성명을 통해 "정당성이 없는 가격 인상"이라며 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구단의 일방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맨유가 새롭게 도입하는 입장권 등급제에 대해서도 팬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따르면 시즌권 구매자 외 일반 입장권 구매자를 대상으로 특정 경기에서 가격을 다르게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주요 경기 입장권이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새 시즌부터는 경기를 보러 오는 팬들의 주차비도 15% 인상된다.

맨유 선수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구단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가격 인상으로 맨유가 최대 1천500만파운드(281억원)가량의 수입을 얻을 것이라 추산했다.

본래 구단은 20% 인상을 추진했으나 팬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팬 자문위원회'(FAB)와 논의 끝에 '5% 인상안'을 확정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리버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새 시즌 입장권 가격을 동결했다. 아스널의 경우 3∼5%, 브라이턴 앤드 오브 앨비언은 5%가 인상될 것으로 디애슬레틱은 내다봤다.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한 맨유(10승 7무 12패)는 어느덧 리그 13위로 떨어졌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은 16강에서 탈락하는 등 성적이 곤두박질했다.

짐 랫클리프 맨유 공동 구단주는 지난 11일 BBC와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연말에 구단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구단을 인수하기 전에 영입한 선수들로 인해 써야 할 비용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맨유는 재정 압박 탓에 지난달 '인력 감축' 카드까지 꺼내 들고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무료 점심도 폐지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팬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다.

pual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