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정부가 지난해 9월 이후 다시 금강 세종보 수문 가동에 나섰다.
정부는 정기 점검 차원의 수문 가동이라고 설명하지만, 환경단체는 세종보 재가동을 위한 준비 절차로 보고 있다.
17일 오후 찾아간 금강 세종보는 3개의 수문 가운데 북쪽에 있는 3번 수문이 30도가량 올라간 모습이었다.
세종보는 콘크리트로 설치한 고정보 외에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동보 3개가 이어진 다기능 보다.
수문을 강바닥 쪽으로 내리면 개방되고, 위로 일으켜 세우면 닫히는 전도식이다.
이 때문에 남쪽 2개의 수문을 통해 강물이 하류로 흘러갔지만, 3번 수문 안쪽으로는 상당량의 강물이 담수 된 모습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 금강보관리단은 연합뉴스에 "수문 정기 점검을 위해 수문을 한 개씩 올렸다 내려다 하는 방식으로 동작 시험을 하고 있다"며 "담수를 위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문 점검은 이날 시작돼 오는 2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금강보관리단 관계자는 "점검 과정에서 강물의 수위 변동이 예상돼 보 시설 및 인근 하천변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종보 가동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세종보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2018년 세종보 완전 개방 이후 6년간 수문을 가동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상반기 30억원을 들여 고장 난 수문과 유압배관 등을 수리한 뒤 두 번째 수문 가동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리 후 처음으로 수문을 작동했던 지난해 9월에는 수문 가동 사실을 알리지 않아 상류에서 천막농성 중이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불어난 강물에 한동안 고립되는 일도 있었다.
금강·낙동강·영산강 유역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은 지난해 4월부터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며 금강 상류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고 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2018년 세종보 완전 개방과 2021년 보 철거 발표에도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갑자기 세종보 재가동을 추진했다"며 "세종보 재가동 발표 이후 연이어 수문을 점검한다는 것은 보 개방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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