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통제, 항공기·선박 운항도 차질…출근길 정체에 '지각'
(전국종합=연합뉴스)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절기 '춘분'을 이틀 앞둔 18일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에 경전철 운행이 중단되고 차량이 미끄러지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경기 북동 내륙과 강원도, 충청권, 전라권, 경산권 내륙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의 최심신적설량(눈이 가장 높게 쌓였을 때 적설량)은 강원도 고성 27.2㎝, 전북 무주 16.9㎝, 서울 강북 11.9㎝, 충남 당진 11.5㎝ 등이다.
이날 오전 많은 눈이 내리자 의정부경전철은 5시 15분께부터 2시간 10분간 전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해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열차를 감지하는 선로 신호기가 눈에 덮이면서 운행이 중단됐다"며 "제설 작업을 거쳐 오전 7시 25분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0시 45분께 경기 안산시 상록구 수인로에서는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운전자인 2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노면이 젖어있었던 점을 토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45분께에는 경남 함양군 서상면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면 서상나들목(IC) 인근을 달리던 5t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도되기도 했다.
오전 2시께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1터널 입구 근처에서도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0시 27분에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사송동 비닐하우스에 눈이 쌓여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하기도 했다.
이날 폭설로 도로 통행이 통제되거나 항공기·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는 사례도 속출했다.
오전 8시 30분께 경남 함양군 국지도 37호선 5.5㎞ 구간과 함양군 지방도 1023호선 5.6㎞ 구간 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청북도도 옥천 청산면 명티리∼상주시 화동면 구간(군도 1호선), 충주 노은면 가신리∼앙성면 지당리 구간(군도 9호선), 수룡리∼앙성면 능암리 구간(군도 21호선) 등 3개 도로를 통제했다.
또 강원도 고성군 대진리∼마달리와 거진뒷장해안도로도 폭설로 통제되고 있다.
설악산, 지리산, 월악산, 소백산, 속리산 등 전국 주요 등산로의 출입도 대설주의보 발효에 따라 통제된 상태다.
전남 해상에서는 연안 52개 항로 72척 선박 중 40개 항로 54척의 운항이 통제됐고, 광주·여수공항과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도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도 지난 16일 오후 11시 50분부터 운항이 잠정 통제됐다.
때아닌 3월 중순 폭설에 전국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많은 직장인은 제시간에 출근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광주 북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박현석(53)씨는 "정류장 가는 길에 갑자기 눈이 쏟아져서 혼쭐이 났다"며 "혹시나 눈 때문에 출근이 늦어질까 봐 예상보다 일찍 나왔는데 버스가 제시간에 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이성민 천정인 최재훈 김선형 강영훈 강태현 나보배 홍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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