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국적자를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것과 관련해 적법절차가 준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TdA) 조직원이라고 주장한 추방자들은 미국이나 엘살바도르에서 어떤 범죄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처럼 밝혔다.
트렌 데 아라과는 베네수엘라에서 태동한 악명 높은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를 출발하는 엘살바도르행 항공기 3편에 외국인 261명을 태워 추방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추방 일시중단을 결정한 연방법원 결정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논란이 인 바 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미국이 안전한 곳이 아니므로 베네수엘라인들이 미국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경고하도록 니콜라스 마두로 행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으로 이주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도 본국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우리는 동포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할 모든 일을 할 것이며 세계 어느 곳이든 보내야 할 비행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도 지난달 이후 항공기를 통해 미국과 멕시코에서 베네수엘라로 추방돼 돌아온 베네수엘라 국적 이민자 600여명 중 형사 절차에 직면한 이들은 16명이고, 이 가운데 트렌 데 아라과 조직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정부에 600만 달러(87억원 상당)를 지불하고 트렌 데 아라과 갱단원 300여 명을 중미 수용시설에 1년간 수감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미국의 강력한 제재 여파로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했던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관계" 구축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