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캐나다의 국가원수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겪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신임 총리를 만났다.
찰스 3세는 이날 런던 버킹엄궁에서 카니 총리를 맞이해 환하게 웃으며 대화했다. 지난 14일 취임한 카니 총리는 프랑스에 이어 영국을 방문 중이다.
카니 총리는 찰스 3세와 만나 악수하면서 캐나다 훈장이 부러졌다고 말했고, 이에 찰스 3세는 본인 옷에 달린 배지를 만지며 "내 것을 원하나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캐나다 훈장은 영국 국왕이 수여한다.
찰스 3세는 카니 총리를 자리로 안내하며 "다시 만나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고, 카니 총리도 "따라잡아야 할 것(소식)이 많다"고 화답했다. 카니 총리는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지내는 동안 왕세자였던 찰스 3세를 여러 차례 만났다.
이후 접견은 30분간 비공개로 이어졌다.
BBC 방송은 이날 만남은 "찰스 3세가 캐나다에 지지를 보낸 또 하나의 상징적 제스처"라며 "말로 설명하지는 않지만, 암호화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영국 매체들도 이날 카니 총리를 맞이할 때 찰스 3세가 맨 붉은 넥타이는 캐나다 국기에 대한 지지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캐나다는 국기 탄생 60주년을 맞았는데, 이는 흔히 영국 왕실이 관여하지 않고 지나갔을 법한 일이지만 찰스 3세는 "자랑스럽고 회복력 있으며 애정 있는 국가"라는 성명을 냈다.
찰스 3세는 이달 2일 카니 총리의 전임인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샌드링엄 영지로 초청해 만났고, 4일 영국 해군 항공모함 HMS프린스오브웨일스에 승선했을 때 제복에 캐나다 메달을 달았다.
지난 13일에도 레이몽드 가녜 캐나다 상원의장과 그레고리 피터스 상원 흑장관 담당관을 만났고 캐나다 상원을 위한 새 의례용 검을 전달했다.
왕실 소식통들은 BBC에 이런 일 모두 캐나다에 대한 찰스 3세의 헌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 분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소셜미디어에 이를 언급하며 "유일한 해결책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라고 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때부터 반복한 주장으로, 그는 트뤼도 총리를 "캐나다 주지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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