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통령 "미국과 관계 개선 최우선 과제"

연합뉴스 2025-03-18 01:00:03

"남아공, 美에 중요한 국가…무시할 상대 아냐"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과 관계 개선은 우리에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조연설한 뒤 만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매체 뉴스24가 보도했다.

그는 "정치, 무역, 기타 여러 관점에서 남아공은 미국에 중요한 국가"라며 "따라서 우리는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의 에브라힘 라술 주미 남아공 대사 추방 결정 이후 나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술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열린 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미국 행정부의 변화가 남아공과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기존 세계 질서를 무시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게 문제가 됐다.

당시 그는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 벌어진 많은 일이 '본능적이고 국수주의적이며 인종차별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남아공 대통령실은 이튿날인 지난 15일 성명에서 "라술 대사의 유감스러운 추방에 유의한다"며 "남아공은 미국과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남아공과 미국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남아공 정부의 토지 수용 정책을 백인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적 토지 몰수'로 규정하고 남아공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에는 화석 에너지 사용 감축을 위한 기후금융 협약인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 탈퇴를 통보했다.

지난달 말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에서 1주일 간격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와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는 루비오 장관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모두 불참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시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과 '반미주의'라고 비판한 올해 G20 주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같은 대이스라엘 적대 정책 등을 불참 사유로 들었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