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회 맞는 '불후의 명곡'…"새로운 출발점, 세대 통합 노력"

연합뉴스 2025-03-18 00:00:15

14년간 4천곡 불려…출연 가수 2천팀·'전설' 가수·작곡가 260명

MC 신동엽·김준현·이찬원, 700회 특집 방송서 특별 무대

KBS 2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700회 기념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이 프로그램이 벌써 15살이 다 돼갑니다. 사람 나이로 따지면 사춘기인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관해 고민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박형근 PD)

인기 아이돌 그룹부터 은퇴한 전설의 아티스트까지 한자리에 모아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이는 KBS 2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이 어느덧 700회를 맞는다.

연출을 맡고 있는 박형근 PD는 17일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불후의 명곡 7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4년이란 숫자와 700회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PD는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14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는 것은 대중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700회를 채웠으니 이제 다시 800회, 900회를 향해 걸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불후의 명곡'은 가요계 전설로 꼽히는 작곡가나 가수를 초대해 이들의 명곡을 후배 가수들이 재해석해 부르며 경연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방송에서 불린 곡은 4천곡, 출연 가수는 2천팀, '전설'로 출연한 가수나 작곡가는 260명에 이른다.

고정적인 팬층이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매회 새로운 전설을 초청하고, 원곡을 경연에 참여하는 가수의 스타일에 맞게 편곡하고, 포맷을 조금씩 자연스럽게 바꿔 가는 것은 늘 피가 마르는 일이라고 박 PD는 설명했다.

박 PD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고, 배우려고 하지 않는 순간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무대 연출이나 출연진 구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매회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드리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루키'라고 부르는 신인 아티스트를 초대하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록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등 더 폭넓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PD와 프로그램을 공동 연출하는 최승범 PD는 "100분에 이르는 방송 시간 동안 어느 세대도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철칙으로 출연진을 섭외하고 있다"며 "'세대 통합' 캐스팅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KBS 2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700회 기념 기자간담회

'불후의 명곡'은 700회를 기념해 오는 5일과 12일 특집을 준비했다. 가수 최백호, 김창완, 더 블루, 윤종신, YB, 자우림, 거미 등이 전설로 출연한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신동엽, 이찬원, 김준현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찬원과 김준현이 참석했다. 신동엽은 다른 프로그램 촬영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이찬원은 "제가 지난해 KBS에서만 다섯 개 프로그램을 했는데, 각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를 따지자면 '불후의 명곡' 비중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열린음악회'에 이어 KBS를 대표하는 장수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고 있다는 것을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며 "100회까지 더 많은 국민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현은 '불후의 명곡'을 온 가족이 취향껏 골라 먹을 수 있는 밥상에 비유했다.

"집밥 같은 상을 차리다가 가끔 제철 음식을 활용한 특선 요리 같은 특집 프로그램을 내놓는데, 그런 특집이 정말 강렬한 맛을 내죠. 이런 프로그램은 정말 유일무이합니다. (웃음)"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