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7번 중 5번은 마러라고서…2월엔 엿새간 머물며 업무·골프
공무원엔 "재택근무하며 골프 다녀" 쓴소리…"위선", "세금 262억원 낭비"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연방 공무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금지하고 사무실 출근을 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본인은 거의 매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를 찾은 것으로 알려져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4∼19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다. 이 기간 그는 행정명령 2개와 메모랜덤(각서)에 서명했고, 즉흥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말하자면 '재택근무'를 한 셈이다. 4차례에 걸쳐 골프를 치기도 했다.
2월 초엔 마러라고에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초대해 정부 비용절감 노력 등에 대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후 지금까지 14차례 골프를 쳤다고 전했다.
두번째 임기 시작 후 트럼프 대통령은 7번의 주말 중 5번을 마러라고에서 보냈고, 6번째 주말에는 마이애미에 있는 다른 사저에서 밤을 보냈다.
그는 지난 14일에도 마러라고로 복귀, 16일 저녁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14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골프 클럽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NBC는 전했다.
미 인터넷매체 허프포스트는 1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에 골프를 치는 비용에 들어간 미국인의 세금은 1천800만달러(약 262억원)가 넘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택근무를 금지하면서 공무원들이 집에서는 제대로 일하지 않고 테니스, 골프 등을 치러 다닌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일 "나는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외출을 하거나 테니스나 골프를 치러 갈 것이다.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방 공무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온다.
공무원들에겐 '집에선 일하지 않고 놀러나간다'며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근무 시간에 정작 마러라고에서 골프를 즐기며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주장이다.
연방 교육부 소속 한 공무원은 "미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건 '규칙'에 관한 게 아니라, '누가 규칙을 만드는가'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은 이 정부가 구축한 권력 역학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한 직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성향 비정부기구 '사법 감시'(Judicial Watch)의 톰 피튼 의장은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중 사저를 자주 드나들고, 휴가 등을 가느라 납세자들의 돈을 지출했다고 지적하며 "큰 문제는 아니다"라는 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감쌌다.
피튼 의장은 "그는 분명 24시간 내내 대통령"이라며 "주말에 골프를 치는 대통령과 사무실에 전혀 출근할 필요가 없는 직원들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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