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 "美 공습 사망자 31명으로 늘어"

연합뉴스 2025-03-16 18:00:06

"대부분 어린이·여성" 주장…이란 "국제법 위반" 비난

미군 공습으로 검은 연기 피어오르는 예멘 수도 사나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자칭 안사르 알라)를 겨냥한 미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31명으로 늘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티 보건부의 아니스 알아스바히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군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01명이 다쳤다며 "대부분이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전날 초저녁부터 후티 반군 기지와 지도자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오전까지 수도 사나와 주변, 북부 사다주와 하자주, 알베이다를 비롯한 중부, 서남부 타이즈주 등 예멘 곳곳에서 40차례 가까운 공습이 이뤄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압도적이고 치명적인 힘을 사용하겠다"고 다짐하며 이란에 "후티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후티는 TV 성명에서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혔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공격을 비난하며 "미국은 이란의 외교 정책을 지시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의 잔인한 공습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재차 비난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공습은 후티가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박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후티 반군은 이번 미군 공습으로 최소 9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미국·영국 등 서방 선박을 공격해 왔다. 개전 이후 지난 1월까지 100척 넘는 상선을 공격해 2척이 침몰하고 선원 4명이 사망했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