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미국의 에브라힘 라술 주미 남아공 대사 추방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실은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라솔 주미 대사의 유감스러운 추방에 주목한다"며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관련 사안을 다룰 때 기존의 외교적 예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남아공은 미국과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술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라술 대사의 최근 한 온라인 세미나 발언이 문제됐다.
라술 대사는 '미국 행정부의 변화가 남아공과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기존 세계 질서를 무시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이 "본능적이고 국수주의적이며 인종차별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남아공 현지 매체 뉴스24는 전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남아공과 미국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남아공 정부의 토지 수용 정책을 백인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적 토지 몰수'로 규정하고 남아공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에는 화석 에너지 사용 감축을 위한 기후금융 협약인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 탈퇴를 통보했다.
지난달 말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에서 1주일 간격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와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모두 불참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시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과 '반미주의'라고 비판한 올해 G20 주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같은 대이스라엘 적대 정책 등을 불참 사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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