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 페르스타펀은 '역전 2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지구촌 모터스포츠 축제' 2025년 포뮬러원(F1) 월드챔피언십 개막전에서 랜도 노리스(맥라렌)가 '폴 투 윈'(예선 1위·결승 1위)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노리스는 16일(한국시간) 호주 맬버른 앨버트 파크 서킷(5.278㎞·57랩)에서 열린 F1 월드챔피언십 1라운드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 결승에서 1시간42분6초30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5년 연속 드라이버 챔피언에 도전하는 막스 페르스타펀(레드불)이 0.895초 뒤져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조지 러셀(메르세데스)이 노리스에게 8초481 뒤진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비가 내려 노면이 잔뜩 젖은 상황에서 드라이버들은 대부분 물이 고이지 않은 젖은 트랙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를 장착하고 레이스에 나섰다.
스타트에 앞서 코스를 한 바퀴 돌아보는 포메이션 랩부터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리저브 드라이버로 F1 무대에 합류한 레이싱 불스팀의 '루키' 아이작 아자르(20)는 포메이션 랩 첫 번째 코너에서 미끄러운 노면에 머신이 스핀을 일으키며 벽에 충돌했다.
아자르는 결국 침통한 표정 속에 자신의 F1 데뷔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아자르는 전날 예선에서 11위를 차지, 11번 그리드를 배정받아 생애 첫 F1 포인트(1~10위)를 노릴 수 있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포메이션 랩이 다시 펼쳐지고 곧바로 스타트가 시작되자마자 사고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1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노리스가 재빨리 선두로 나섰고, 3번 그리드의 페르스타펀이 2번 그리드의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치고 나섰다.
14번 그리드 잭 두언(알핀)의 머신이 코너에서 미끄러지면서 벽에 충돌해 리타이어 했다.
두언의 사고로 세이프티 카가 출동하며 머신들의 추월이 금지돼 서행하는 가운데 지난 시즌 이 대회 우승자인 '베테랑' 카를로스 사인츠(윌리엄스)마저 브레이킹 과정에서 수막현상으로 스핀하며 벽을 들이받고 레이스를 포기했다.
사인츠는 페라리를 떠나 윌리엄스로 이적한 이후 첫 레이스부터 리타이어를 피하지 못했다.
사고 차량을 정리하느라 발생한 세이프티 카 상황은 7번 랩에서 해제됐고, 드라이버들은 본격적인 속도 경쟁을 재개했다.
노리스의 독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17번 랩에서 페르스타펀이 코너에서 브레이킹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가 나오자 피아스트리가 틈을 놓치지 않고 2위로 복귀했다.
34번랩에서 페르난도 알론소(애스턴 마틴)의 머신이 사고로 리타이어하면서 세이프티 카가 출동하자 드라이버들은 잇달아 피트 스톱하며 건조해지는 노면에 맞춰 드라이 타이어(하드 & 미디움)로 교체,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잠시 잦아들었던 비가 다시 굵어지며 드라이 타이어로 바꾼 드라이버들이 난항을 겪었고, 2위를 달리던 피아스트리는 44랩에서 스핀하며 잔디밭으로 밀려 나갔다.
호주 출신의 피아스트리는 자력으로 잔디밭에서 탈출해 레이스에 복귀, 홈팬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빗길에 두 대의 머신이 추가로 리타이어하며 세이프티 카 상황이 또 발생한 가운데 또다시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로 바꾼 노리스와 페르스타펀의 2파전으로 승부의 양상이 좁혀졌다.
페르스타펀이 막판 스퍼트를 펼치며 0.7초 차로 바짝 추격했지만, 노리스는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개막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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