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 출신 본지노 부국장 내정자, 업무부담 덜게 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취임한지 3주 남짓 된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FBI 내부 배포 이메일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직 2인자인 부국장의 담당업무를 축소하고 동부·서부·중부 등 3개 권역별로 보고라인과 업무를 나누는 것이 골자다.
명분은 본부조직 축소와 현장인력 보강이다.
이런 조직개편 방안이 시행되면 모든 지부 보고가 부국장에게 이뤄지던 기존의 업무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긴다.
앞으로 부국장은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뉴욕,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등 3개 지부로부터만 보고를 계속 받으며, 나머지 52개 지부는 본부에 근무하는 분야별 책임자(branch director)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파텔 국장은 취임 후 분야별 책임자 직무대리 5명을 임명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 중 3명은 각각 동부·서부·중부 권역을 담당하고, 나머지 두 명은 이른바 '현장 서비스'와 국가안보 프로그램 감독 업무를 각각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체제에서 FBI의 일상 업무를 부서별로 책임지던 행정부국장(EAD) 직책들은 사라졌다고 NYT는 전했다.
FBI 안팎에서는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만들어진 기존 시스템을 갈아엎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본부 기능이 약화돼 지부간 업무조정과 정보격차 해소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와, 현장을 강화하고 과다한 부국장의 업무 부담이 경감되는 것은 분명히 개선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함께 나온다.
17일에 취임할 예정인 부국장 내정자 댄 본지노는 보수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해 온 인물이다.
그는 경호요원으로 오래 일한 경력은 있으나 정보·수사 경력은 별로 없고 FBI 근무 경력이 전무하다.
FBI 부국장은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직책이며, 전통적으로는 FBI에 오래 근무한 현장요원 출신 고위 공무원이 부국장을 맡아서 외부 출신인 경우가 흔한 국장을 보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조직개편이 시행되면 본지노가 보다 여유를 잦고 조직과 업무를 파악하면서 국내외 수사와 정보 업무를 챙기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검사 출신인 캐시 파텔 FBI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에 대한 보복 수사에서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온 친트럼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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