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가 함께 진화하는 미래…신간 '넥스트 인텔리전스'

연합뉴스 2025-03-16 11:00:08

'넥스트 인텔리전스' 표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간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프랑스의 의사이자 미래학자인 로랑 알렉상드르가 최근 출간한 '넥스트 인텔리전스'(열린책들)는 AI가 초래할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예측하고,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저자는 '인지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AI가 경제, 교육, 정치, 노동 등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그는 전통적인 부의 원천인 자본과 부동산, 노동력은 점차 중요성을 잃어가고, 지능이 새로운 권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미 현대 사회가 AI를 통해 인지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선언한다.

저자는 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능의 격차' 문제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능의 차이가 경제적 성공과 직결되며, AI가 발전할수록 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때문에 AI 발전이 윤리적·사회적으로 통제되지 않는다면, 인간 사회를 분열과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AI 기술을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독점할 경우 권력의 집중이 더욱 심화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AI 발전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AI가 지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한다. 모든 인간이 AI를 공평하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이른바 '지능의 재분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가 AI와의 공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인류가 AI를 통해 '공진화'(共進化)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인간이 AI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진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AI를 통해 인간이 가진 한계를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임호경 옮김. 560쪽.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