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연' 광주 신가도서관 5년째 휴관…책 5만8천권 '쿨쿨'

연합뉴스 2025-03-16 09:00:06

주민들 "유일한 문화공간 방치 무책임" 광산구에 볼멘소리

광산구, 책 300권 비치된 스마트도서관으로 대체

직장인 독서 (PG)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광주 광산구 신가동 주민들의 유일한 문화 공간이었던 구립 신가도서관이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수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16일 광주 광산구 등에 따르면 신가동 재개발 사업 구역에 위치한 신가도서관은 2021년부터 5년째 기약 없는 휴관이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 이후에도 계속 도서관으로 사용한다며 철거 대상에서 제외된 도서관은 주변 건물들이 모두 철거된 정비 구역 안에 홀로 덩그러니 자리를 잡고 있다.

정비 구역은 안전상의 이유로 높은 가림막이 처져 있고, 일반인 출입도 통제돼 주민들은 도서관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무용지물이 된 도서관에는 현재 5만8천여권의 도서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휴관한 지 2년이 지난 2023년께 최신 도서와 인기 도서 등 4천여권을 다른 도서관으로 옮기고 남은 것들이다.

휴관이 길어질수록 이용 가치가 없게 되거나 망가진 자료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문제는 중단된 재개발 사업이 언제 다시 시작될지 기약이 없어 도서관 역시 언제 재개관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는 등 사업 전망은 밝지 않다.

주민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신가동을 지역구로 둔 광산구의회 김명숙 의원은 "문화센터나 청소년센터 등 별도의 공공 문화시설이 없는 신가동에서 도서관은 유일한 주민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해 왔다"며 "절박할 정도로 필요한 시설이지만 재개발이 늦어지고 있어 주민들은 답답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그때쯤 되면 도서관 건물이 상당히 노후 건물이 돼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전반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가동 주민 김모(49) 씨도 "재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데 무작정 문을 닫아놓고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철거도 모두 끝난 상황인 만큼 활용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는 신가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스마트 도서관'을 설치해 신가도서관을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도서관이란 365일 무인으로 도서 대여·반납을 할 수 있는 소형 부스로 약 300권의 가량의 도서를 비치할 수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재개발 지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휴관이 길어지고 있어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며 "휴관한 도서관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아쉬운 대로 스마트도서관을 올해 안으로 만들어 주민들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