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대상 93곳 중 남은 13곳 상반기 마무리…8년 앞당겨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시가 집중호우로 지하차도가 침수됐을 때 차량 안전을 위해 진입을 막는 설비 설치를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완료한다.
당초 2033년까지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였으나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경각심이 커지면서 8년가량 시기를 앞당겼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작년까지 집중호우 시 침수 위험이 큰 시내 지하차도 93개소 중 80개소에 진입차단설비를 설치했다.
남은 13개소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까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 전 조기에 설비를 갖춘다는 목표로, 관련한 실시설계와 예산 확보도 마쳤다.
당초 시는 공사로 인한 차량 통제로 발생할 수 있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033년까지 진입차단설비를 연간 10개소씩 순차 설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돌발성 집중호우 등 급변하는 기후와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계기로 교통 불편이 있더라도 최대한 단기간에 집중 공사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2023년 48개소, 2024년 32개소 등 2년 만에 80개소 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93개소 모두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지하차도에는 개별 배수시설이 있다. 그러나 도로 구조상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 배수 능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운전자에 큰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진입차단설비는 호우로 인한 침수뿐 아니라 화재 등 지하차도 내부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진입하려는 차량을 입구에서 차단해 2차 사고를 막는 역할을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돼 지하차도 내 수위를 자동으로 감지해 차단막을 내릴 수 있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오송 참사 외에도 지하차도 내 침수 피해는 근래 빈번히 발생했다.
2020년 7월 부산의 초량지하차도가 침수돼 차량 6대가 고립되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22년 8월에는 서울 지역에 381.5㎜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16개 지하차도가 침수돼 상당 기간 진입이 통제됐다.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