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조반니니와 0.05초 차…2016년 2월 이후 약 9년 1개월 만에 세계선수권 입상
월드컵 금메달 이어 세계선수권 은메달까지…전망 밝힌 2026 올림픽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7·알펜시아)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은 16일(한국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59초52의 기록으로 전체 두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는 스프린트포인트 40점을 얻어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조반니니(7분56초47·스프린트 포인트 6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은 벨기에의 바르트 스빈크스(7분56초69·스프린트포인트 20점)가 가져갔다.
이승훈은 레이스 막판 승부수를 띄우는 기존 전략을 이번 대회에서도 그대로 썼다.
레이스 초반엔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하다가 결승선을 한 바퀴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그는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선수들 사이로 비집고 나와 선두 자리까지 꿰찼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1위를 유지하던 이승훈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조반니니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이승훈은 조반니니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레이스 막판 역전을 내줘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승훈이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건 2016년 2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후 약 9년 1개월 만이다.
이승훈은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부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4차례 올림픽에 모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딴 한국 빙속의 전설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며 세계를 호령했다.
그러나 이승훈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고전했다.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적지 않은 나이 문제로 선수 생활 유지에 한계를 보인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승훈은 올겨울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후배들과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합작하면서 한국 선수 동계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최다 메달(9개) 기록을 세우더니 지난 달 24일 폴란드에서 열린 ISU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선 깜짝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승훈이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7년 12월에 열린 2017-2018시즌 4차 대회 매스스타트 이후 약 7년 만이었다.
이승훈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월드컵 시리즈를 마치고 출전한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이승훈은 이제 내년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준비를 시작한다.
한편 같은 종목에 출전한 정재원(의정부시청)은 7분57초62의 기록으로 전체 11위에 올랐다.
같은 날 열린 여자 1,000m에선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이 1분16초11의 기록으로 전체 10위를 기록했다.
15일 주 종목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민선은 1,000m에서도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2024-2025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이나현(한국체대)은 1분16초82로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종목 우승은 1분14초75를 기록한 일본의 다카기 미호가 차지했다.
펨케 콕(네덜란드·1분14초98)과 유타 레이르담(네덜란드·1분15초49)은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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