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고창신재효문학상 장편소설 '단역배우 김순효 씨'

연합뉴스 2025-03-16 00:00:19

오민석의 포르투갈 여행기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

소설가 현기영 에세이 '사월에 부는 바람'

'단역배우 김순효 씨' 책 표지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단역배우 김순효 씨 = 이수정 지음.

제4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을 받은 소설로, 작가 이수정의 첫 장편이다.

주인공 경주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갑작스럽게 기차를 타고 전북 고창을 향하게 되고, 이 여행길에 뜻하지 않게 어머니를 인터뷰하게 된다.

경주는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는데, 휴먼 다큐멘터리의 마감이 임박해 급한 대로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다큐를 찍기로 한다. 마침 어머니는 단역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어 인터뷰 대상으로는 적임자다.

인터뷰 과정에서 경주는 자신의 출생을 둘러싼 비밀과 어머니의 생애에 대해 알게 된다. 경주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가족을 지탱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된다.

고창신재효문학상은 동리(桐里) 신재효(1812∼1884) 선생의 국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21년 고창군이 제정했다. 매년 고창의 역사·자연·지리·인물·문화를 조명하는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수정은 2022년 단편 '타이거 마스크'로 재외동포문학상 대상을 받았고, 소설 '숨이 차오를 때'로 올해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다산책방(다산북스). 280쪽.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 책 표지 이미지

▲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 = 오민석 지음.

시인 겸 문학평론가 오민석(67)이 부인인 시인 최광임과 함께 2023년 말부터 이듬해 2월 초까지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겪은 일들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우리의 여행을 '생활 여행'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집에서와 하등 다를 바 없이 읽고 쓰며 그림을 그리는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롱루이스 1세 다리, 산타클라라 교회, 코임브라 구 대성당 등 리스본과 포르투의 명소들 구석구석을 누비며 경험한 감상을 수록했다.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그린 소묘를 글과 함께 실어 독자가 여행지의 감상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민석은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 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 평론이 당선됐다.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그리운 명륜여인숙', '기차는 오늘 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학평론집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등을 펴냈다.

소명출판. 230쪽.

'사월에 부는 바람' 책 표지 이미지

▲ 사월에 부는 바람 = 현기영 지음.

제주의 역사를 다룬 문학 작품들을 집필해온 소설가 현기영(84)이 자기 삶과 문학을 되짚어본 에세이다.

저자는 어린 나이에 제주 4·3을 겪은 뒤 죽은 자를 위해 증언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임을 깨닫는다. 이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소설 '순이 삼촌'을 펴내고, 그로 인해 국군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말더듬증과 우울증이 4·3의 충격에서 왔을 것이라 짐작한다.

저자는 한국이 성장을 추구하면서 놓친 것이 무엇인지를 짚고 시민 의식의 성장을 논하는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버지'가 당선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지냈다.

한길사. 232쪽.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