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제안 거절"…소말리아·소말릴란드 "제안 없었다" 부인
(서울·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유현민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을 아프리카 수단과 소말리아, 미승인국 소말릴란드 등에 수용하는 방안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주민을 외국으로 보내고 이 지역을 미국이 통제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른바 '가자 구상'이 실제 추진됐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양국 정부가 소말리아와 소말릴란드 당국에 가자지구 이주민 수용과 관련해 접촉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수단 정부도 접촉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다만 논의의 진전 정도 혹은 논의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수단 당국자들도 AP에 미국에서 이러한 제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으나 수단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수단 당국자 두 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단 군사 정부에 팔레스타인 주민을 수단 영토에 수용하는 것과 관련해 접근해왔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이러한 접촉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이뤄졌으며 가자지구 주민을 수용하는 대가로 현재 반군 신속지원군(RSF)과 내전 중인 수단 정부군에 대한 군사 지원과 전후 재건 지원 등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단 정부는 이 제안을 즉각 거절했으며 "누구도 다시 이 사안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소말리아와 소말릴란드 당국자들은 AP에 이러한 제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소말리아는 그간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국가 중 하나로,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을 공개적으로 규탄한 아랍 국가 회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AP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소말리아가 가자지구 이주민을 수용해달라는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아흐마드 모알림 피치 외무장관은 이날 조상의 땅에서 평화롭게 살려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를 훼손하는 모든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정착을 위해 자국 영토를 사용하는 모든 계획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말리아 당국자는 AP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 수용과 관련해 소말리아 정부에 접촉해온 일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접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소말릴란드는 1991년 소말리아에서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이후 독립 국가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소말릴란드 당국과 그들이 (독립 국가로) 인정받는 대가로 미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일들에 대해 꽤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소말릴란드 당국자는 AP에 이러한 접촉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과 관련한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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