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제재 '종료 하루전' 연장…헝가리 거부권 막판 철회

연합뉴스 2025-03-15 00:00:38

러 개인·법인 2400건 자산동결·입국금지 유지…헝가리 요구에 3명 삭제

EU 깃발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전쟁자금줄 역할을 한 개인·법인 2천400여건에 대한 제재를 간신히 연장했다.

EU 27개국 대사들은 이날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상주대표 회의에서 제재 시행을 6개월 더 연장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EU가 밝혔다.

16일 0시 만료를 앞두고 이번 주 내내 어깃장을 놓던 헝가리가 자신의 요구가 일부 수용되자 막판에 거부권을 철회했다.

복수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헝가리 요구로 기존 명단에서 미하일 데그챠레프 러시아 체육부 장관 등 러시아인 3명의 제재가 해제됐다고 전했다. 당초에는 9명을 제재 명단에서 삭제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했거나 법적 근거 미흡 등을 이유로 4명도 제재 명단에서 제외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합의로 제재 대상에 대한 EU 여행 금지, 자산동결, 자금 지원 금지 조처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EU는 러시아에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재 연장을 시도할 때마다 헝가리의 제동을 넘어야 해 EU 의사결정 방식의 취약성을 또 한 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EU 제재가 연장되려면 6개월마다 27개국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헝가리는 지난 1월에도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동결 연장을 비롯한 부문별 제재를 연장하는 데 반대하다가 제재 종료 시한 직전 거부권을 철회한 바 있다.

이에 EU 나머지 회원국 사이에서 조약 개정을 통해 제재 갱신 기간을 늘리자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개정에도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헝가리는 조약 개정에 강력히 반대한다.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