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아르메니아, 평화협정 서명 준비…국제사회 '환영'

연합뉴스 2025-03-15 00:00:33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좌)와 일함 알리예프 아르메니아 대통령(우)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30년 넘게 영토 분쟁을 벌였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평화 협정 초안에 합의하고 서명식 일정을 조율 중이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외무부는 14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과 평화 협정 서명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전날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양국 간 평화협정문 초안에 아르메니아가 동의했다며 협상 타결을 선언한 데 이어 아르메니아도 이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아르메니아 외무부는 협정문에 서명하기 위한 일정, 장소를 아제르바이잔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옛 소련 연방에 속했지만 민족·종교가 다른 양국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영토 문제를 놓고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을 빚었다.

핵심 분쟁 지역은 캅카스 산맥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나고르노-카라바흐다. 아제르바이잔 땅이지만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점유했던 곳이다.

아제르바이잔이 작년 9월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분리주의 세력을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아르메니아는 어쩔 수 없이 평화 협정에 응했다. 이 지역의 아르메니아계 주민 12만명 가운데 10만여명 이상은 아르메니아로 넘어갔다.

양국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등의 중재 하에 남은 아르메니아계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되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통제권을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평화 협정을 추진해왔다.

양측의 협상이 타결되자 국제사회의 환영 메시지가 잇따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양국이 최종 합의한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환영한다"면서 "이제는 평화를 다짐하고 조약에 서명·비준해 남부 캅카스 지역 주민들이 번영의 시대를 열어갈 때"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두 나라가 수십년간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협정을 체결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이는 양국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와 지역 개방을 위한 결정적 단계"라고 호평했다.

아제르바이잔 인접국 이란 외무부도 "협정문 조항을 놓고 양국의 합의했다는 소식을 환영하며 남부 캅카스의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국면이 온 것"이라고 논평했다.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