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교육청 제주교육박물관은 14일 '제주4·3 의인'으로 칭송받는 문형순(1897∼1966) 전 성산포경찰서장의 안경 벗은 얼굴 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공개한 사진은 1949년 4월 28일 진행된 모슬포학도호국단 결성식 때 주요 인사들과 함께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당시 대정초 교사였던 고(故) 이재준 선생의 며느리가 소장하고 있다가 2023년 박물관에 기증한 사진 61점 중 한 점이다.
박물관은 사진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진 속 인물을 포착해 제주4·3평화재단의 자문을 받아 문 전 서장임을 확인하고, 사진을 고화질로 변환해 이번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문 전 서장의 모습은 안경을 쓴 사진으로만 전해졌다.
박물관은 4·3 연구 활성화를 위해 누구나 누리집에서 내려받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문 전 서장은 1949년 제주 4·3사건 당시 대정읍 주민 100여명을 살리고, 1950년 군의 예비검속자 처형 지시 이행을 끝까지 거부해 278명의 생명을 구한 경찰영웅이다.
일제강점기 만주 일대에서 독립운동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가유공자 서훈을 받았다.
'제주판 쉰들러'로 불리는 그는 1953년 경찰을 퇴직한 이후 자녀 없이 쓸쓸한 노년을 보내다 1966년 제주도립병원에서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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