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대북제재 위반' 北태권도연맹 총재에 속앓이

연합뉴스 2025-03-14 00:00:10

AFP "당국, 4년간 리용선 총재 추방 시도…법원서 막혀"

연맹 "北정부 접점 없어" 부인…탈북민 "체육인 아니고 요원" 주장

북한의 ITF 리용선 총재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본부를 둔 북한 주도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리용선 총재가 오스트리아 당국으로부터 유엔(UN)의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북한에 외화를 보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AFP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당국은 리 총재가 빈에 위치한 ITF 본부 등에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불법적으로 외화를 보냈다고 보고 2020년 3월부터 그의 취업 허가를 은밀히 취소하려 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해 7월 판결에서 리 총재가 이러한 은닉 자금 조달에 연루되었다는 당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리 총재 측은 법정에서 그가 받는 월급이 5천256유로(약 832만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ITF 당국자는 AFP에 어떠한 범법행위도 없었다면서 ITF는 "북한 국가와 어떠한 접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어떠한 유엔 제재 위반도 없다"면서 ITF는 그저 태권도 경기를 주최하고 북한 스타일을 따르는 태권도 사범들에게 자격증을 발급하는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북민 출신으로 영국에 거주하며 북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박지현 씨는 AFP에 리 총재는 "체육인이 아니"라면서 "그와 그의 아내, 그의 아들까지 모두 (북한의) 요원들"이라고 주장했다.

ITF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당국은 ITF 빈 본부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다른 북한 직원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제태권도연맹(ITF)은 한국의 육군 소장 출신인 최홍희 총재가 1966년 서울에서 처음 설립한 단체다. 이후 최 총재가 캐나다로 망명한 뒤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북한 주도의 단체로 발전했다. 남한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과는 별개의 단체다.

ITF 측은 최소 100여개 국가에 10만명이 넘는 회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AFP는 전했다.

wisef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