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시 초청에도 방문 못해…"대만 기업 방해한 중국에 대응한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남동부 푸젠성과 상하이시를 대상으로 대만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 재개에 관심이 모인 가운데, 대만 정부가 중국 당국자들의 방문을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시는 최근 중국 상하이시 당국자들을 내달 대만 등불축제에 초청했는데, 대만 중앙정부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가 심사 후 방문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대륙위원회는 상하이 대만사무판공실(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 진메이 주임 등 13명 규모 방문단의 "(대만 방문 관련) 서류가 너무 급하게 제출돼 심사할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량원제 대륙위원회 부주임위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상하이 같은 이런 큰 도시에는 대만 기업이 특히 많고 장애물도 특히 많아 상하이의 대만 단체 방문 계획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량 부주임위원은 상하이 대만사무판공실이 대만 기업의 대만 춘제(설날) 행사 참가를 방해했다며 "우리는 이런 비우호적인 조치에 상당히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보는 량 부주임위원의 언급이 나온 직후 중국 대표단 방문 불허 소식이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 당국은 타이베이 등불축제 참가 신청을 한 상하이시 대표단 세 곳 가운데 조명 예술가와 상하이 관광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한 곳에 대해서는 대만 방문을 승인했다.
대만에서는 갑작스런 중국 대표단 방문 불허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잔웨이위안 국민당 타이베이시 시의원은 "타이베이 등불축제는 양안 간의 정례적인 교류로, 과거에는 매우 순조롭게 상호작용을 해 양측의 정을 증진했지 통일전선·선전의 함의는 없었다"며 "이번 (집권) 민진당의 '정치적 봉쇄'는 양안 교류를 크게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진당의 천이쥔 시의원은 "대륙위원회는 상하이 대만사무판공실이 대만 기업의 춘제 행사 참가를 막았기 때문에 우리(대만) 측도 상대방의 입경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본 것"이라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대등' 원칙으로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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