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세 번 또는 네 번"…'연임 제한 무시' 농담

연합뉴스 2025-01-26 09:00:11

라스베이거스서 집회…"바이든의 정적 수사가 내 당선 도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헌법의 연임 제한으로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3선 도전 가능성을 우려하는 진보 진영과 언론을 상대로 짓궂은 장난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은 내 생애 최대 영광이 될 것이다. 한번이 아니라 두 번, 또는 세 번이나 네 번"이라고 말해 관중의 환호를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어서 "가짜뉴스를 위한 헤드라인"이었다고 해명하고서 "두 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두 번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이미 2017∼2021년 한 차례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 대통령은 3선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앤디 오글스 하원의원(공화·테네시)은 최근 의회에 트럼프 대통령의 3선 도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수정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민, 경제 정책 등을 맹비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법무부가 자신을 대선 패배 뒤집기와 기밀 유출 혐의 등으로 기소한 것을 두고 "바이든은 자기 정적을 노렸는데 그가 나에게 도움을 줄 줄을 누가 알았겠느냐. 난 그가 내 당선을 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법무부의 무기화'이자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활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J6(1·6 의회 폭동 가담자) 인질들을 사면한 게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2021년 1월 6일 의회에서 폭동을 벌인 지지자들을 대거 사면했는데 사면 대상에는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강력범도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유엔에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어쩌면 다시 가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 모르겠다. 어쩌면 그러겠지만 (WHO를) 좀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곧 더 큰 나라가 될 수도 있다"라고도 말했는데 그가 덴마크의 영토인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라 이 발언이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대선 공약인 팁 소득 면세를 꼭 관철하겠다고 말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합주인 네바다주는 서비스업 비중이 커 팁에 의존하는 노동자가 많은데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했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