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최주선 "원영적 사고로 뭉치면 배터리 슈퍼사이클 올라탈 것"

연합뉴스 2025-01-26 08:00:06

기흥사업장서 임직원과 첫 소통행사…경영전략 발표 후 질의응답 진행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최주선 삼성SDI[006400]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후 임직원과 첫 소통행사에서 "배터리는 결국 성장하는 사업"이라며 "임직원들이 이른바 '원영적 사고'를 갖고 뭉치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탈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 22일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임직원 소통행사 '올 핸즈 미팅'에서 "지난해 경영이 어려웠지만 전 임직원이 힘을 합친다면 올해 만회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최 사장이 작년 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서 삼성SDI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으로 임직원들과 대면한 자리로, 천안과 청주, 구미, 울산 등 여러 사업장에도 온라인 생중계됐다.

삼성SDI 소통 행사 명칭은 최 사장이 직접 '올 핸즈 미팅'(All-hands Meeting)으로 정했으며, 경영환경 설명을 위한 PPT 자료도 손수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핸즈 미팅은 전체 임직원들이 참석해 최고경영자(CEO)에게 경영 전략을 포함한 궁금한 점을 묻고 답변을 듣는 전사 회의로 구글·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날 최 사장이 소통행사 무대에 올라 언급한 '원영적 사고'는 일상 속의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온 말로, 지난해 인터넷을 강타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삼성SDI의 실적이 둔화한 상태지만 어려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힘을 합치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게 최 사장의 생각이다.

삼성SDI 기흥사업장

이와 함께 최 사장은 워런 버핏의 명언인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It's only when the tide goes out, you discover who's been swimming naked)를 언급하며 진정한 승자가 되도록 열심히 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후 직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현장에서 직접 질문하는 부담을 줄이고, 익명성 확보를 위해 행사 직전 받은 무기명 질문지를 상자에 담아 최 사장이 즉석에서 뽑아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소통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최 사장은 "먼저 사업을 잘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솔직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임직원들이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박사후연구원(Postdoc·포닥), 산학 협력, 학술 연수, 경영학 석사(MBA)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끝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삼성SDI의 작년 한 해 매출은 16조5천922억원, 영업이익은 3천63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2.6%, 76.5% 감소했다.

다만 미래 기술 역량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역대 최대치인 1조3천억원으로 3년 연속 R&D 투자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리더십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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