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동생, 伊 총리관저 방문…"아름다운 프로젝트 논의"

연합뉴스 2025-01-25 06:00:03

야당 '키지궁이 머스크 가족 사랑방이냐' 반발

키지궁 방문하는 일론 머스크 동생 킴벌 머스크(카우보이 모자)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동생인 킴벌 머스크 테슬라 이사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키지궁(총리 관저)을 방문했다.

안사(ANSA) 통신 등 현지 언론매체에 포착된 킴벌은 이날 평소처럼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캐주얼한 재킷에 청바지 차림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핵심 장소인 키지궁에 발을 들였다.

머스크의 이탈리아 측 인사인 안드레아 스트로파,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부인 베로니카 베르티가 동행했다.

이번 방문은 사전에 예고 없이 이뤄졌다고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다.

킴벌이 키지궁에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 외에도 알레산드로 줄리 문화부 장관을 만났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줄리 장관은 이후 취재진에게 "아직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정말 아름다운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에 관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도 포함된다"며 "더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킴벌은 다양한 사업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 동행한 베르티는 "우리는 그를 여러 부처로 안내했다"며 "그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있다"고만 말했다.

야당은 머스크 가족이 키지궁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모습에 반발했다.

제1야당 민주당 소속의 이레네 만지 의원은 "키지궁이 머스크 가족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처럼 변질한 듯한 모습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과의 관계에서 투명성 없는 만남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는 이번 만남의 목적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와 일론 머스크

멜로니 총리와 머스크는 한때 염문설이 제기될 정도로 친밀한 관계다. 머스크는 2023년 6월 키지궁에서 멜로니 총리와 1시간 넘게 회동한 이후 공공연히 친분을 과시했다.

지난해 9월 멜로니 총리가 미국의 한 싱크탱크로부터 세계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는 "멜로니는 내면이 훨씬 더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머스크가 직접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떠오르면서 멜로니 총리는 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머스크 라인'을 탄 멜로니 총리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유럽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는 등 유럽의 유력 정치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