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관계 정상화에 관심있는 한국 정부와 대화 준비"(종합)

연합뉴스 2025-01-25 06:00:01

"북러조약, 외부 침략 억제하는 효과적 도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한러관계 정상화에 관심 있는 한국의 합법적 정부와 건설적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외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한반도 상황과 한러·북러 관계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한국 당국이 서방의 반러시아 노선을 계속 따랐다"고 비판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국이 겪는 전례 없는 내부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러시아와 관계 정상화에 관심 있는 합법적인 당국과 한반도 긴장 완화 문제를 포함해 대화할 확고한 준비가 됐음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노선의 오류를 깨달아 대러 외교 정책을 수정한다는 조건 하에 한러 관계의 완전한 붕괴를 막고 그동안 양국이 정치·경제·인도주의 분야에서 협력하며 축적한 탄탄한 관계를 보존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적극적 군사화 행동으로 대규모 군사 분쟁 위협이 커졌다면서 "한국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미국이 강요한 블록 대치로 더욱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양자 동맹을 핵 동맹으로 재편하면서 지속해서 합동 군사 활동을 강화했고, 북한에 대한 예방적 '참수' 공격을 연습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비슷한 기능을 부여해 일본과 3국 동맹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결적 정책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보에 실제 위협을 주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러 관계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 한 이후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이르러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김정은, 트럼프, 푸틴 가면(왼쪽부터)

특히 지난달 4일 발효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으로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북러의 동맹적인 성격이 확고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분야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을 심화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키는 협정을 실행하기 위해 북한 동료들과 계속 적극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러 조약에 대해 "서로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한 제4조에 따라 외부 침략을 억제하는 효과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러 조약 제4조는 '한 나라가 침공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각자의 국내법에 따라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북러 조약이 유엔헌장에 전적으로 부합하며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한반도 전쟁 재발 위험을 줄이도록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자국 안보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독자적인 조처를 할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해서는 "평화 회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실제로 그럴 준비가 됐다는 실질적인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계속 군사 지원을 하고 있고 러시아에 대한 최후통첩이 이어지고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당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