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제재 압박에 "미국에 해 끼치는 결정하지 않을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 모두가 관심을 두는 모든 분야에 대해 오늘날 현실에 기반해 침착하게 대화하도록 만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항상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종식하기 위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연일 러시아를 압박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반응을 보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는 러시아와 접촉을 거부했지만 이는 우리 잘못이 아니다. 러시아는 결코 거부하지 않았다"며 "거듭 말하지만 이는 미국 정부의 결정과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관세와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대해서는 "그가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며 "그는 영리할 뿐 아니라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관계에 대해 "우리는 늘 사무적이고 실용적이었지만 신뢰하는 관계였다"고 돌아봤다.
또 "그가 대통령이었다면, 2020년 대선 승리를 도둑맞지 않았더라면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0년 미 대선에 출마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재임 때인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과 협상을 금지하는 법령을 취소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와 진지하게 평화 협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여기에는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를 내리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너무 높거나 낮은 유가는 러시아와 미국 모두의 경제에 해롭다"며 "이에 대해 우리가 대화할 것이 있다. 에너지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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