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지지에 보이콧…"독일 지역업체 계약 끊는다고 뭐 달라지나"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독일 극우정당 지지에 반발해 테슬라 전기차를 더 이상 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현지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간 슈피겔 등 현지 매체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업체 바덴노바와 리히트블리크는 최근 앞으로 테슬라 신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건설업체 비브로크하우스는 견본주택에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를 넣지 않겠다고 했다. 비브로크하우스 CEO 라르스 비브로크는 테슬라가 독일에 모빌리티 혁명을 가져왔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표해 왔다면서도 "지금 접어든 길은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머스크의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에 반발해 그가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 사용을 중단하는 기관·단체가 잇따르고 있다. 자연과학·기술 전시 공간인 뮌헨 독일박물관은 최근 머스크의 사진을 담은 전시물을 철거했다.
지난 22일 밤에는 '정치적 아름다움 센터'라는 이름의 단체가 프로젝터를 이용해 테슬라 독일공장 외벽에 머스크의 '나치 경례' 이미지와 함께 나치 경례구호의 일부인 '하일'(Heil·만세)을 띄웠다. 머스크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축하행사에서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일론이 미치기 전에 샀음'(I bought this before Elon went crazy) 등 문구를 적은 스티커도 최근 독일 내 테슬라 차량에 부쩍 많이 붙었다. 미국 테슬라 차주들은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한 뒤 2022년 말부터 이같은 스티커를 애용해 왔다.
시장에서는 반유대주의를 비롯해 갖은 논란을 일으킨 머스크가 테슬라의 최대 리스크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머스크의 우 편향과 정치개입에 대한 이러한 방식의 경고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지난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든 점을 근거로 "머스크의 행동이 경제적으로도 실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드레스덴공대의 경영윤리학자 미하엘 아슬렌더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 특정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좋은 홍보 수단"이라며 "독일 지역업체가 리스계약을 끊는다고 해도 테슬라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전기차 약 380대를 운용하는 독일 차량공유업체 마일스는 "최근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사용량에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