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와 대화할 준비…미국의 신호 기다려"
"우크라 분쟁, 유가와 관계없어…국가 안보 문제"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중국과 핵 군축 협상을 하고 싶다고 발언한 데 대해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간) "가능하면 빨리 이 협상을 시작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응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비통제 분야 법적 체계가 매우 약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군축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법적 체계가 훼손된 것은 러시아 탓이 아니라면서 "공은 모든 실질적인 접촉을 중단한 미국 쪽에 있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 국민과 전 세계를 위해 되도록 빨리 협상을 시작하는 데 확실히 관심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모든 핵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의 핵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중국과 핵 군축 협상에 대해 "비핵화(denuclearize)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 푸틴 대통령이 자신과 대화하면서 핵무기를 대폭 줄이는 아이디어를 매우 좋아했다며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핵 군축에) 따라오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면서 "우리는 미국 측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가 내려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끝날 것"이라며 유가 인하를 압박한 데 대해서는 "이 갈등은 러시아에 대한 국가 안보 위협, 특정 영토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에 대한 위협, 러시아의 우려에 대한 미국·유럽의 거부 때문에 일어났다"며 "유가와는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타협하기를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선 "젤렌스키는 협상할 준비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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