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세트·짐가방 들고 고향으로…고속도로는 저녁 시간대 정체
인천공항도 여행객으로 장사진…일평균 21만4천명 이용 전망
(서울·영종도=연합뉴스) 홍준석 김현수 최원정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기차역, 터미널, 공항은 귀성객과 여행객으로 붐볐다.
현 시국을 생각하면 갑갑하지만, 명절다운 연휴를 보내길 바란다는 귀성객과 여행객 얼굴에는 미소가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역은 커다란 선물 세트와 짐가방을 양손에 가득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대합실 의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역내 식당과 카페 또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한 남성은 일찍부터 서두른 듯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이며 피곤한 기색을 보였지만 잠을 깨운 아들이 과일을 건네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연휴를 맞아 어머니와 강원 강릉시로 처음 여행을 떠난다는 대학생 이유빈(22)씨는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한동안 대합실을 우왕좌왕했다.
이씨는 "시간을 착각해 기차를 놓쳤는데 다행히 다음 차가 있어 표를 무사히 끊었다"며 "시작부터 이러니 많은 우여곡절이 예상되지만, 또 그런 게 없으면 여행이 재미가 없다"고 웃어 보였다.
오전 8시 기준 코레일 설 특별수송 예매율은 74.1%(상행 65.1%·하행 83.2%)였다.
아이들과 함께 전남 목포시로 내려간다는 박모(51)씨는 "정치 상황도 혼란스럽고 경기도 좋지 않지만, 명절만큼은 다 잊고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려 한다"며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도 뵙고 시간이 되면 근처 나들이도 갈 생각"이라고 했다.
동서울종합터미널도 캐리어 가방을 끌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귀성객으로 가득 찼다.
저마다 옥수수와 찐빵 등 간식을 먹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각 잡힌 군복을 입은 이모(20) 상병은 "며칠 전이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이번 설 연휴 동안 휴가를 써서 안산의 집에서 쉴 계획"이라며 "어머니께서 '뭐가 제일 먹고 싶냐'고 여쭤보시며 서둘러 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서울 주변 도로 곳곳에서 차량이 서행 중이지만 정체 구간이 길지는 않다.
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에서 차량 570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6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5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평소 금요일보다 교통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길 정체는 오전 6∼7시 본격적으로 시작돼 오후 7∼8시 가장 심했다가 오후 8∼9시 해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도로공사는 내다봤다.
인천공항도 이른 시간부터 붐볐다.
오전 9시 30분께부터 출국장 대기 줄은 장사진을 이뤘고, 특히 춘절을 맞은 중국에 가려는 여행객과 중국인이 많았다.
아버지와 함께 상하이행 여객기 탑승수속을 기다리던 오모(27)씨는 "상하이를 경유해 호주까지 아흐레 정도 여행할 계획"이라며 "중국도 연휴라서 그런지 금요일 오전인데 벌써 줄이 길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자오(23)씨는 "고향 칭다오로 가려고 나왔는데 탑승수속 줄이 왜 이렇게 긴지 모르겠다"며 당황했다.
여객들이 짐을 옮기느라 사용하고 남겨둔 카트를 정리하는 직원 황창순(54)씨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이용객이 늘어나면 50∼60% 정도는 카트가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휴 기간 하루 평균 21만4천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객이 가장 많은 날은 오는 25일로, 이날 하루 동안만 22만7천여명이 인천공항을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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