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0.25→0.5% 인상…'돈풀기' 고삐 더 조였다(종합2보)

연합뉴스 2025-01-24 15:00:10

작년 3월 마이너스금리 정책 종료 이후 3번째 인상…17년 만에 최고 수준

2024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2.7%, 성장률 0.5% 전망…엔화 강세, 2년물 국채 금리 17년만에 최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4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6개월 만에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17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단기금리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작년 7월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올렸다.

이번에 추가 인상은 반년만으로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이후 3번째가 된다.

일본은행은 물가가 2%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오르고, 임금도 함께 상승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그동안 밝혀 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임금 상승과 관련해 "연초 기업 간부 발언과 지난주 일본은행 지점장 회의 보고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일본의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도 전년보다 2.5%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 금융시장에서 별다른 혼란이 없었던 점도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1990년대 거품이 터지고 장기불황에 빠지자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질적·양적 금융 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대규모 금융완화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피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으나 금융완화 정책 장기화로 고물가와 일본은행의 국채 과도 보유 등 부작용도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우에다 총재는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는 등 금융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일본은행은 3개월마다 새로 내놓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도 이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신선식품 제외 기준) 전망치를 2.7%로 작년 10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5%)보다 0.2%포인트 올렸다.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와 2026년도(2026년 4월∼2027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4%와 2.0%로 제시했다. 기존과 비교해 2025년도와 2026년도는 0.5%포인트, 0.1%포인트 각각 올렸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4년도가 0.5%로 기존 전망치(0.6%)보다 0.1%포인트 내렸으며 2025년도(1.1%)와 2026년도(1.0%)는 변동이 없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큰 폭으로 움직였다.

일본은행 발표 전 달러당 156엔선이던 환율은 금리 인상 발표 직후 156.4엔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155엔대 전반까지 하락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환율은 달러당 155.1엔으로 금리 인상에 따라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또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2년물 국채 금리가 한 때 0.715%까지 상승하며 2008년 10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