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한일관계 중요성 변하지 않아…긴밀히 의사소통"

연합뉴스 2025-01-24 15:00:08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한미일 등 중층 네트워크 구축·한중일 틀도 진전"

"中과는 현실적 외교 실행"…北에는 "2002년 북일 평양선언이 원점"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4일 국회 연설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에) 내정상의 움직임이 있지만 현재의 전략 환경하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한국 측과는 계속해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비롯해 긴밀히 의사소통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미일 등 지역 안전보장을 위한 중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중일 틀도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총리의 국회 연설은 정기국회 때 새해 국정과제를 밝히는 시정방침 연설과 임시국회나 특별국회 때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소신표명 연설이 있다.

이시바 총리는 작년 10월 임시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는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에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넓은 것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시 연설과 비교할 때 한국 관련 연설 내용의 기조 변화는 없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름이 빠진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시바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일정을 조율 중인 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에서 안보, 경제 등 여러 과제에 대한 인식 공유를 도모하고 협력을 확인해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협력해가는 현실적 외교를 실행할 것"이라며 "동맹국과 우방국과의 확고한 협력을 전제로 중국의 안정적 발전이 지역 전체의 이익이 되도록 앞으로도 정상을 비롯해 모든 수준에서 중국과 의사소통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중국·러시아의 주변 군사 활동,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개발 등을 안보 위협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 제재는 앞으로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북일 평양선언의 원점으로 돌아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과 모든 문제의 해결을 향해 단호한 결의 아래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일평양선언은 2002년 북한과 일본 간 정상회담 뒤 합의된 공동문서로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납북자와 가족이 고령이라는 점에서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도 말했다.

이날 개회한 일본 정기국회는 약 30년 만의 여소야대 상황에서 열려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정부 여당은 3월2일까지 예산안의 중의원(하원)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야당의 협조를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우리는 납세자의 파수견"이라며 역대 최대인 115조5천엔(약 1천65조원) 수준으로 편성된 정부 예산안(일반회계 기준)의 감액을 도모할 생각을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번 정기국회는 6월22일까지 150일간 열릴 예정이다.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