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정부 세액공제 폐지 땐 기대이익 상실 우려"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판매가 26% 증가했을 것으로 국책 연구기관이 추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전기차 소비 보조금을 포함한 IRA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상황이라 향후 한국 배터리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24일 펴낸 '글로벌 산업통상 정책 변화에 따른 한국 배터리 산업 영향과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의 친환경차 구매 세액공제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배터리 판매량을 26%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연구원은 먼저 IRA 세액공제 제도가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 판매량에 미친 영향을 먼저 추정하고, 다시 친환경차 판매 증가가 한국 배터리 판매량에 주는 탄력성을 가늠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추정 결과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신정부는 자동차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IRA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의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미국 신정부가 IRA 세액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경우 이 같은 기대이익 상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도 한국 배터리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AMPC가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는 한국 배터리 기업의 흑자 방어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 2분기 기준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흑자 방어에 성공했는데 산업연구원은 이는 해당 분기에만 5천억원(배터리 3사 합산)이 넘는 AMPC 덕분이었던 것으로 설명했다.
산업연구원 황경인 실장은 "IRA 세액공제 제도가 후퇴하면 우리 배터리 산업에는 확실히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 "다만,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는 지원 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지만, AMPC는 미국 내 투자·생산 촉진 효과가 높아 상대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IRA의 전기차 소비 보조금보다는 장기 투자에 영향을 끼치는 반도체 투자 보조금과 IRA의 생산 세액공제(AMPC) 실질적 유지가 중요한 상황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 정부가 바뀌고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는데 IRA 자체를 지키는 게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IRA를 통해 우리 기업들을 지원하려고 했던 여러 지원 조치들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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