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작년 영업익 3천633억원…"ESS·LFP 등 투자 지속"(종합2보)

연합뉴스 2025-01-24 12:00:09

4분기 영업손실 2천567억원…2017년 후 7년 만 적자

ESS 캐파 증량 추진 중…"2분기부터 실적 점진적 개선"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강태우 기자 = 삼성SDI[006400]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실적 돌파구를 마련에 나선다.

삼성SDI CES 2025 전시장 전경

삼성SDI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3천633억원으로 전년보다 7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16조5천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감소했다. 순이익은 5천755억원으로 72.1% 줄었다.

특히 4분기에 2천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영업이익 2천953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249억원이 포함된 수치다.

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분기(-693억원) 이후 7년여 만이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3조7천545억원과 2천427억원이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에서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ESS용 배터리는 미주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올해 경영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나마 수요가 견조한 ESS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ESS는 현재 캐파(생산능력)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ESS 수요는 지속 성장이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대비 20%의 캐파 증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회사는 전력용 ESS 설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공급을 개시했으며, 향후 SBB 2.0 제품의 수주 확대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의 삼성배터리박스(SBB)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대형 LFP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삼성SDI는 "당사가 LFP 배터리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동종 업체와 차별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기차 LFP 배터리의 경우 오는 2027년에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과 협의 중이며, ESS에서는 내년 상반기 LFP 전용 SBB 2.0을 양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6조6천억원의 캐펙스 투자를 비롯해 연구개발(R&D)비 역시 1조3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투자를 집행해오고 있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거점별 사업에 따라 신규 라인 증설 비용 줄이거나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를 효율화하는 작업 진행 중"이라며 "이에 올해 캐펙스는 전년 대비 감소하나 미주 스텔란티스 JV, 전고체, LFP, 46파이 배터리와 같은 미래 성장 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장 전망과 관련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단기간 실적 회복이 쉽진 않으나 불확실성 회복과 고객 재고조정이 끝나면 올 하반기 정도엔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전사 실적은 이번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