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보스연설서 "미국에서 제품 만들지 않으면 관세 내야"(종합)

연합뉴스 2025-01-24 04:00:08

"미국서 만들면 법인세율 21%→15% 인하…세계 어디보다 낮은 세금 적용"

"우크라전 끝내기 위해 OPEC에 유가 인하 요청…전 세계가 금리 내려야"

EU의 대미 무역흑자 맹비난하며 EU의 美 빅테크 규제에 "불만 크다"

화상으로 다보스포럼 연설하는 트럼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제무대에서 미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계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러분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여러분의 권리이지만, 여러분은 매우 간단하게 다양한 금액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관세는 우리의 경제를 강화하고 채무를 갚는 데 필요한 수천억 달러, 심지어 수조 달러를 우리 재정에 보탤 것"이라며 "일자리를 만들고, 공장을 세우고, 기업을 키우기에 미국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면서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경우에만" 15%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내려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끝날 것이다. 지금은 유가가 전쟁이 계속될 수 있을 만큼 높다. 유가를 끌어내려야 한다. 그러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오래전에 유가를 낮춰야 했다. 사실 그들은 어느 정도 지금 벌어지는 일에 매우 책임이 있다.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러시아를 종전 협상에 참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에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가가 떨어지면서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화상으로 다보스포럼 연설하는 트럼프

연설 후 패널들과 가진 좌담에서 그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비난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유럽연합(EU)과의 교역에서 수천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누구도 행복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뭔가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EU는 우리를 매우 매우 불공정하고 나쁘게 대우한다"며 "그들은 우리의 농산물과 자동차를 사지 않지만 우리한테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한다"고 지적했다.

또 EU가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빅테크를 규제하면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언급하고서 "여러분이 이들 기업을 좋아하든 말든 이들은 미국 기업이고, EU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보기에는 일종의 세금이다. 우리는 EU에 매우 불만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유럽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겠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좌담에는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도 참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면전에서 그의 은행 운영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BOA를 비롯한 은행들이 보수주의자와 거래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불만을 여러 보수주의자한테 들었다면서 "당신과 제이미는 모두 여러분의 은행을 보수주의자에게도 개방하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잘못됐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이미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