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대러시아 제재를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헝가리가 입장을 유보한 채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씨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 갱신과 관련해 미국의 새 행정부와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 연장에 관한 우리의 입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이달 27일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서 "미국의 파트너들과 상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미국의 새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 해법을 모색하는 상황인 만큼 새 국면이 전개되는 셈"이라며 "제재 연장 여부를 논의할 때 이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씨야르토 외무장관이 언급한 '27일'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를 지칭한다. EU 회원국들은 6개월 단위로 갱신해온 대러시아 제재를 추가 연장할지를 이 회의에서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는 EU 회원국임에도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지속하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다.
EU는 이런 헝가리가 서방의 단일대오에 균열을 낸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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