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미할 마틴 총리 선출…"美와 관계 양쪽 모두에 이로워"

연합뉴스 2025-01-24 03:00:10

아일랜드 신임 총리로 선출된 미할 마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아일랜드 원내 제1당인 중도우파 공화당의 미할 마틴 대표가 23일(현지시간)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마틴 대표는 하원 표결에서 찬성 95표, 반대 76표로 총리로 선출됐다. 당초 표결은 전날로 예정됐으나 여야가 의사 진행 절차를 놓고 충돌한 끝에 이날로 연기됐다.

지난해 11월 29일 치러진 아일랜드 조기 총선에서는 지난 연립정부를 주도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각각 48석, 38석을 얻어 과반에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 무소속 의원들과 새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지난 연정 합의에 따라 2020∼2022년 총리를 지냈던 마틴 대표는 5년 임기의 새 정부에서 다시 3년간 총리를 맡는다. 통일아일랜드당 대표인 사이먼 해리스 현 총리는 부총리를 맡다가 3년 뒤 총리직을 물려받을 예정이다.

아일랜드는 이민 급증, 고물가, 주택난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서도 정권이 유지됐으며, 이는 정부의 막대한 재정 흑자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낮은 법인세율로 유치한 미국 기술·제약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세수에 경제를 의존하는 만큼 새 연정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사회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마틴 총리는 선출 직후 의회 연설에서 "아일랜드는 개방 민주주의 국가이며 개방 경제 국가로, 영향권에서 벗어나 한쪽에 있을 수 없다"며 "높은 고용과 공공 자원을 제공하는 경제 모델을 보호,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 대해 미국과 아일랜드의 오랜 우호적 역사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변화하는 현실에 순진하지 않지만, 그만큼이나 아일랜드-미국 관계는 우리 양쪽에 모두 이롭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