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몰표로 결의안 채택…EU SNS 규제 엄격집행 촉구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의회가 23일(현지시간) 메타가 미국 내 페이스북에서 가짜뉴스를 걸러내기 위한 '제3자 팩트체크' 기능을 폐지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회의에서 채택한 결의에서 "최근 팩트체크에 관한 규정을 완화하고 수정하기로 한 소셜미디어(SNS) 기업들의 결정을 매우 우려한다"며 "러시아의 허위정보 캠페인이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와 엑스의 발표에 대응해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이 (SNS 규제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엄격히 시행하기를 바란다"며 "이는 러시아의 허위정보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행위를 향해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데 일조하는 러시아 언론 매체에 대해 제재를 확대하라"며 "EU 회원국들은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고 하이브리드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의안은 찬성 480표, 반대 58표, 기권 48표로 채택됐다.
유럽의회 결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EU 집행위와 회원국들이 주요 정책 추진과 의사 결정 과정에 참고하는 요소 중 하나다.
DSA는 SNS 플랫폼에 허위정보,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한 법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시민 담론·선거 과정에 예측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사전에 방지할 의무가 있다.
위반 시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6%가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유럽에서는 최근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하는 등 '정치간섭' 논란이 일었다.
2023년 12월부터 엑스의 DSA 위반을 조사중인 집행위는 이와 관련, 최근 엑스 측에 추천 알고리즘 작동 방식 등에 관한 변경 여부 내용을 담은 '내부 문건'을 제출하라고 통보하는 등 조사를 확대했다.
페이스북의 미국 내 팩트체크 기능 폐지 결정에 대해선 EU 내에서도 유사 조치 시 사전 위험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집행위에 보고하지 않으면 DSA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