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미사일 추진제 원료 실은 선박 이란행"…中 "수출통제 중"(종합)

연합뉴스 2025-01-24 00:00:27

영국 FT 보도…"중거리 고체연료 미사일 260기 연료 사용 가능"

이란 카이바르 셰칸 미사일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정성조 특파원 = 미사일 추진제 중요 원료를 실은 이란 화물선 두 척이 중국에서 이란으로 항해 중이거나 항해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서방 2개국의 보안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국적 선박 '골본' 호와 '자이란' 호가 앞으로 몇주일 안에 과염소산나트륨 1천t 이상을 중국에서 이란으로 운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과염소산나트륨은 고체연료 미사일 추진제의 주성분인 과염소산암모늄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미사일 기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의체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통제 대상이다.

당국자 중 두 명은 두 이란 선박이 운반하는 과염소산나트륨 1천t으로 과염소산암모늄 960t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분량의 과염소산암모늄은 미사일 추진제 1천300t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제 1천300t은 카이바르 셰칸이나 하즈 가셈 같은 중거리 고체연료 미사일 260기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 선박들은 과염소산나트륨을 이란 혁명수비대로 운송하고 있으며 중간 기항 없이 3주간 이란으로 항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본호는 중국 상하이 인근의 타이창항에서 이 물질이 담긴 컨테이너 34개를 실은 뒤 다이산섬에서 며칠 머물렀다가 지난 21일 출항해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으로 향했고, 자이란호는 컨테이너 22개를 싣고 내달 초 중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위치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자이란호는 22일 새벽 현재 다이산섬 근처 저장성 닝보시 앞바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기사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구체적 상황을 모른다면서 "중국은 줄곧 중국 수출 통제 법규와 국제적 의무에 따라 이중용도 물자를 엄격하게 통제해왔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우리는 또한 어떠한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에도 일관되게 반대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한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미국은 2023년 이란의 주요 탄도미사일 개발 주체들의 부품·기술 조달을 도왔다는 이유로 베이징 주재 이란 방위공사를 포함해 중국, 홍콩, 이란의 관련 단체와 개인을 제재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이란, 중국, 홍콩에 거주하는 개인 5명과 단체 7곳을 제재했다.

FT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1986년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이란에 '실크웜' 대함 미사일을 공급하는 등 1979년부터 이란에 무기를 광범위하게 수출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고위 분석가 출신인 데니스 와일드 조지타운대 교수는 "1990년대 초부터 중국은 이란군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광범위하게 지원해왔으며 전문지식, 기술, 부품, 훈련 등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와일드 교수는 현재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위해 이란이 미사일을 생산하도록 은밀하게 돕고, 미국 패권에 맞서는 공동 대의를 공고히 하며, 매년 할인된 가격에 이란산 원유를 대량 구입"하는 등의 동기에 따라 이란을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