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돌아갈 고려불상, 24일 서산 부석사로…100일간 일반 공개

연합뉴스 2025-01-24 00:00:20

24일 오후 3시 설법전에서 고불식…5월 11일까지 반환키로

주지 원우 스님 "고려인 신심 담긴 불상이 일본에 있으면 무슨 의미?"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서산 부석사 불상

(서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왜구에게 약탈당했다가 절도범이 훔쳐 국내로 들여왔으나 일본 소유권이 인정돼 일본으로 돌아가야 할 고려시대 불상이 24일 애초 봉안됐던 충남 서산 부석사로 온다.

23일 부석사에 따르면 현재 국립문화유산연구원(대전)에 보관돼있는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24일 오전 10시 이운식 후 부석사로 옮겨진다.

1378년 9월 왜국에게 약탈된 지 647년 만의 귀향이다.

부석사는 불상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설법전 안팎에 폐쇄회로(CC)TV 카메라 7대와 열감지기 2대를 설치했다.

24일 오후 3시 설법전에서 불상이 돌아온 사실을 부처님께 고하는 고불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일반인들은 25일부터 부처님오신날인 5월 5일까지 100일 동안 불상을 친견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기도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개된다.

불상은 이후 5월 11일 전에 국립문화유산연구원으로 반환된 뒤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금동관음보살좌상 모실 곳 설명하는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

부석사 주지인 원우 스님은 "고려인들이 신심과 염원을 담아 영원히 모시고자 봉안한 불상이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에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일본의 불교 신자들도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똑같이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제대로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문화유산 제자리 찾기에 대해 인류가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절도범들이 2012년 10월 일본 쓰시마의 사찰 간논지(觀音寺)에서 훔쳐 국내로 들여온 높이 50.5㎝, 무게 38.6㎏의 금동관음보살좌상 결연문에는 '1330년경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를 근거로 부석사가 2016년 법원에 소유권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2023년 10월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며 불상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고 판단했다.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