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손자 역에서 이번엔 남자 주인공으로…감격스러운 경험"

연합뉴스 2025-01-24 00:00:20

'수상한 그녀'에서 아이돌 출신 프로듀서 역…"비슷한 제 경험 녹였어요"

가수 겸 배우 진영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어떻게 보면 10년 만에 같은 작품의 주인공이 된 거잖아요. 감격스러운 경험이었어요."

그룹 B1A4 출신 가수 겸 배우 진영은 아이돌로 먼저 데뷔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늘 가슴 한편으로는 배우라는 직업을 꿈꿨다고 한다.

중학생 때부터 연기 학원에 다니며 대사 한 마디 없는 단역부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 왔다는 그는 10년 전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드라마 '수상한 그녀'에서 당당하게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21일 KBS 2TV 드라마 '수상한 그녀' 종영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만난 진영은 "처음에 드라마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미 제가 한 번 출연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이진욱 선배님이 이미 한번 연기하신 캐릭터를 다시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진영은 "어차피 같은 연기를 할 수는 없는 거고, 캐릭터를 제 스타일대로 해석한다면 잘 해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 '수상한 그녀'

'수상한 그녀'는 2014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당시 나문희, 심은경이 출연했고 누적 관객 수 865만명을 기록했다.

리메이크작은 일찍 남편을 잃고 억척스럽게 일하며 자식을 키운 70세 할머니 오말순이 우연한 계기로 20대 오두리가 되어 가수에 도전한다는 원작의 기본적인 이야기와 설정을 살렸다.

원작인 영화에서 오말순의 손자 역으로 출연했던 진영은 리메이크작인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대니얼 한을 연기했다. 원작에서 오말순의 재능을 알아보는 방송국 PD 한승우(이진욱 분)에서 따온 캐릭터다.

진영은 "이진욱 선배님이 연기하신 한승우 특유의 여유로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무게감 있는 어른의 모습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런 느낌을 내는 데 성공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웃음) 원작과는 설정상으로도 차이가 크게 나는 캐릭터라서 똑같이 묘사할 수는 없었지만, 노력하는 과정에서 배우로서 좀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죠."

가수 겸 배우 진영

진영은 인기 아이돌 그룹 이그니스의 리더이자 연예기획사 유니스엔터테인먼트의 책임프로듀서인 한승우를 연기하면서 "가수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최대한 녹여내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언젠가는 한승우처럼 아이돌 팀을 키워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고 밝혔다.

"저는 스스로를 전략가라고 평가해요. 무엇이든 정말 자세하고 꼼꼼하게 알아보는 편입니다. 제가 프로듀서가 된다면 대중들의 취향을 집요하게 파악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2011년 B1A4의 리더 겸 리드 보컬로 데뷔해 얼굴을 알린 진영은 영화 '내안의 그놈',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경찰수업' 등에 출연해왔다.

그는 "초반에 단역으로 출연할 때는 뒷모습만 나올 때도 있었고, 어렵게 촬영한 장면이 통편집된 적도 있었다"며 "'얼굴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곧 '대사가 한 마디라도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점점 더 큰 목표를 세워갔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가수 겸 배우 진영

그러면서 "10년 전에 촬영했던 '수상한 그녀'에서도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이었는데, 이번에는 대본에 제 대사가 많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며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고 전했다.

진영은 올해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와 대만 영화 '1977년, 그 해 그 사진'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팬들을 위한 앨범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는 '홍길동의 해'가 될 것 같아요. 엊그제 대만 팬 미팅을 하고 왔고, 조만간은 브라질 팬 미팅을 가는데, 언제 어디서 제가 나타날지 모릅니다. (웃음) 이렇게 열심히 작업한 작품을 보여드릴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행복합니다."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