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통탄 총리, 중국어로 "태국 안전…춘제 기간 관광객 많이 와달라"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아시아 관광산업 최대 대목인 중국 춘제(음력설) 연휴를 앞두고 잇따른 중국인 납치 사건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하는 태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로 합성한 패통탄 친나왓 총리 영상까지 동원, 중국인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 정부는 패통탄 총리가 중국어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태국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하는 영상을 정부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AI 기술로 제작됐다는 설명이 붙은 이 영상에서 실제는 중국어를 못하는 패통탄 총리는 유창한 중국어로 "태국 정부는 모든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중국인들이 태국 국경 주변의 사기에 속아 넘어갔다는 보도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 정부가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치안 조치를 강화했으며 중국인 관광객에게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 수교 50주년인 올해를 맞아 중국인 방문객을 따뜻하게 환영하겠다면서 춘제 연휴 기간 태국을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이번 춘제 연휴(1월 28일∼2월 4일)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작년보다 7%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천550만명이며, 이 중 중국인이 67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배우 왕싱(활동명 싱싱·31) 등 중국인들이 태국에서 납치돼 미얀마로 끌려가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불안해진 중국인 여행객들이 춘제 기간 태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태국행 기피 흐름이 뚜렷하다.
이달 초 왕싱이 태국에서 실종됐다가 사흘 만에 미얀마에서 발견돼 귀국했고, 지난 달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된 중국 모델 양쩌치(25)도 구출돼 지난 17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왕싱이 끌려간 태국 접경 지역 미야와디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을 일삼는 중국계 등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악명이 높다.
이들은 취업 광고 등으로 끌어들이거나 납치한 인력을 콜센터 같은 대규모 사기 작업장에 감금하고 범죄행위를 강요하곤 한다.
태국과 중국 수사 당국은 공조를 통해 실종자 수색 등 관련 수사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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