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자 유형원이 본 우리나라 역사와 지리…'동국여지지' 완역

연합뉴스 2025-01-23 16:00:21

한국고전번역원, 5년여만에 총 9권 번역 출간…"17세기 유일 전국 지리지"

'동국여지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시대 학자인 반계 유형원(1622∼1673)이 편찬한 지리지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가 완역됐다.

한국고전번역원은 '동국여지지'를 우리말로 모두 옮겨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2019년 국내 최초로 책을 번역한 지 약 5년여만이다.

번역원은 "임란과 호란 이후 변화한 정치·사회 상황 및 전국의 지리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17세기 유일의 전국 지리지로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형원이 편찬한 동국여지지는 개인이 저술한 첫 전국적인 지리지로 잘 알려져 있다.

지리지는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는 자연·인문 현상을 기록한 자료로, 유형원은 16∼17세기에 많이 간행된 지역 단위 읍지(邑誌)를 종합해 지리지를 완성했다.

실학을 학문으로 자리 잡게 하는 실마리가 되는 유형원의 사상이 깔려 있으며, 역사지리학을 비롯해 한국 고대사나 사학사 연구에 주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동국여지지는 필사본 총 9권 10책이 남아있다.

권1은 경도(京都)·한성부·개성부를 다뤘고, 나머지 8권은 각각 팔도 정보를 정리했다. 다만 경상도를 소개한 권4 상(上)은 현존하지 않아 328개 읍 중 293개 읍 기록만 있다.

번역본은 경도·한성부·개성부와 팔도를 총 9권으로 구성했다.

번역원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유일본을 바탕으로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과 비교·대조해 책을 번역했다.

김성애 번역원 수석연구위원, 권헌준 책임연구원, 남지만 선임연구원, 오세옥 전 번역원 수석연구위원, 손성필 조선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번역원 관계자는 "유형원 실학사상의 핵심인 국가 제도 개혁론의 토대가 되는 저술"이라며 "조선 후기 실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책으로도 연구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1권 368쪽, 2권 440쪽, 3권 508쪽, 4권 440쪽, 5권 476쪽, 6권 412쪽, 7권 332쪽, 8권 304쪽, 9권 412쪽.

한국고전번역원 신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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