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친환경 한걸음 더 '성큼'…태양광이 화력발전 처음 앞질러

연합뉴스 2025-01-23 14:00:18

전력생산 절반 가까이가 재생에너지…미국은 21%에 불과

독일의 태양광 발전소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유럽연합(EU)의 전력 생산량 중 절반 가까이가 태양광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기후 관련 싱크탱크인 '엠버'(Embe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U 역내 전력 생산량 중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47%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7.6%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전년과 비교하면 태양광 발전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에서 11.1%로 21.7%나 늘어나면서 석탄 발전 비율(9.8%)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재생 에너지 중에서는 풍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17.4%, 수력발전 13.2%, 바이오 에너지 5.5% 등의 순이었다.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23.7%)까지 합치면 비율은 71%까지 늘어난다고 엠버는 설명했다.

반면에 EU 전력 생산량에서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비중은 28.9%로, 전년보다 8.7% 감소했다.

AP통신은 EU가 빠르게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친환경 산업정책 패키지 '그린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 등의 에너지 대란도 친환경 전환을 가속했다고 AP는 설명했다.

엠버의 크리스 로슬로에 연구원은 "화석연료가 EU 에너지에서 비중을 잃어가고 있다"며 "그린딜이 나왔을 당시(2019년)에는 화석 연료가 유럽 전력 생산의 39%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그 비율이 29%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EU의 이런 추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AP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히 전력 생산량의 3분의 2가량이 화석 연료로부터 나오며 재생에너지 비율은 21% 정도다.

지난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기후·환경정책을 뒤집고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dylee@yna.co.kr